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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선생님》 김은비 작가 인터뷰
2024-06-20


《오늘만 선생님》 김은비 작가 인터뷰


Q.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제 막 그림책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은비입니다! 처음에는 다른 분들이 저를 작가라고 불러주시거나 스스로 작가라고 부르는 게 어색했는데 이제서야 조금 '작가'라는 호칭에 익숙해진 거 같아요. 그만큼 저에게는 꿈이었고 가장 멋진 단어로 저를 소개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Q. 《오늘만 선생님》 그림책 소개와 이야기를 만드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오늘만 선생님>은 어쩌다 보니 하루 동안 선생님이 된 척척곰과 다섯 아이들의 즐거운 소풍 이야기예요. 몇 년 전 제주도에 놀러 가서 송악산과 한라산에 갔다 왔어요. 그 당시 송악산은 자연휴식년제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없었어요.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자연휴식년제에 대해 알게 됐어요. 다음날은 한라산에 갔는데 내려오는 길에 등산로 옆에 서있던 노루를 만났어요. 가만히 길 옆에 있는 노루가 신기했어요. 그때는 하나의 재밌는 에피소드 정도로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문득 어느 날 자연휴식년제로 산에 몇 년간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한다면 산속은 어떤 모습일까, 동물들은 어떻게 다닐까 상상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오늘만 선생님을 만들게 됐어요.



Q. 《오늘만 선생님》이 세상에 나온 첫 그림책이라 기분이 남다르실 거 같은데, 출간되던 때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 바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교보문고로 달려갔어요. 가는 길에 심장이 두근두근해서 혼났어요. 아주 많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거 같았어요. 서점에 도착해서 실제로 매대에 있는 모습을 봤을 때는 신기하고 또 신기했어요! 여러 각도로 사진도 많이 찍어 놨어요. 그리고 어떤 분이 <오늘만 선생님>을 읽어보고 표지를 찍어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봤을 때는 '제 책이에요!!'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을 꾹 참느라 힘들었어요. ㅎㅎ



Q. 《오늘만 선생님》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신경 쓰신 것이 있나요?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척척곰’과 ‘선생님’의 생김새였어요. 미술 수업하는 어린이들 몇몇에게 두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비슷하냐고 물어봤었어요. 비슷하다고 했을 때 마음이 놓였답니다. 그리고 척척곰은 우연히 선생님이 된 거기 때문에 아이들과 도망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도록 신경 썼습니다. 여러 가지 놀이가 될 만한 것들을 이것저것 넣어보며 자연스러운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적기는 부끄럽지만 엉뚱한 것들도 꽤 있었어요 하하.



Q. 작가님 작품 속 귀여운 친구들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나요?

▶한라산에서 만난 건 노루이지만, 사람과 비슷한 캐릭터로 하려다 보니 곰을 선택했어요. 그 후 어떻게 하면 선생님과 비슷하게 그려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척척곰이 탄생했어요. 세 가지 캐릭터 시안들을 두고 고민하다가 지금의 척척곰과 선생님이 되었답니다.

아이들은 제가 미술수업을 하면서 만난 여러 어린이들의 성격을 떠올리면서 만들었어요. 항상 궁금한 게 많은 아이, 항상 일등을 하고 싶고 잘하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은 아이들, 깔끔한 걸 좋아하는 아이 등등.. 여러 친구들을 떠올리며 만드니까 더 재밌었어요. 피식피식 웃음도 났어요.



Q. 특별히 창작 활동이 잘 되는 시간과 공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스토리와 섬네일 작업은 집보다는 밖에서 작업하는 걸 선호해요. 이른 아침의 조용한 카페를 가장 좋아하고요, 평일 낮에는 집 근처 도서관의 어린이실도 좋아해요. 일단 역시 사람이 많이 없고, 2,3층 보다 해가 잘 들어서 좋아요. 거기다가 바로 옆에 꽂혀있는 그림책을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아주 좋거든요! 주로 오전 시간을 활용해 보려고 애쓰지만 마감날이 다가오면 새벽이고 낮이고 가리지 않게 되어버려요^^:



Q. 혹시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면 어떤 이야기인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직 많이 진행되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드릴 수는 없지만 계절 그림책을 만들어보고 있어요. 잘 진행되어서 빨리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작가님의 사생활! 휴식시간엔 보통 무얼 하며 지내시나요?

▶책을 읽어요. 저는 소설 읽는 걸 좋아해요. 최근에는 다양한 장르를 읽어보려고 경제나 자기개발서도 읽으려고 노력을 하는데 그러면 휴식이 아니라 숙제 같더라고요. 쉴 때는 제가 재미를 느끼는 장르를 읽어요. 그리고 몸이 너무 뻣뻣해서 조금이라도 유연해지고자 요가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아직도 여전히 많이 뻣뻣해요^^; 또 몇 년째 쭉 하던 모바일 퍼즐게임을 해요. 열심히 별을 모아 회사 건물을 올리는 게임인데 이젠 의리로 하는 거 같아요.



Q. 어렸을 적 꿈도 작가였나요?

▶네! 초등학생 때는 <그린 게이블즈의 앤>을 정말 좋아했어요. 소설 쓰기를 좋아하는 앤을 따라 해보겠다고 놀이터 의자에서 글을 썼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완성해 본 적은 별로 없었어요. 그 이후로는 만화를 정말 좋아해서 만화가를 꿈꾸기도 했어요. 대학생 때는 문예창작과에서 소설 창작의 수업도 한두 학기 들어봤었어요. 문창과 학생들은 정말 멋진 글을 잘 쓰더라고요! 부럽고 멋져 보였어요. 저의 학점은 그다지 잘 나오지 않았지만 수업은 재미있었어요. 돌아보니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을 동경해왔던 거 같아요.



Q. 그림책 작가를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 줄 작가님만의 꿀팁이 있을까요?

▶무조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기요! 어설퍼도 완성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거 같아요. 제가 이전에는 그걸 못 이겨내서 완성까지 가지 못했었어요. 지금까지 수도 없이 시도하다 시작 지점에서 포기한 것들이 마구 떠오르네요^^; 그런데 처음으로 이야기를 끝맺어 봐야, 또 다음 이야기를 써볼 힘이 생기는 거 같아요. 



Q. 작가님의 장기 계획, 꿈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장기 계획은 평생 그림책을 만드는 거예요! 꿈은 언젠가는 긴 이야기를 써보는 것과 요가 고수가 되는 거예요. 어려운 자세를 멋지게 성공해 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의 이야기를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어떤 분이 저의 이야기를 읽어주셨을까, <오늘만 선생님>이 어디에 놓여있을까 항상 궁금하답니다. 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거나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로 자주 오래오래 만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