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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거짓말
2022-10-11

여우의 거짓말


살면서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해 봤다!!’라는 분은 없으시겠죠?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은 나쁘다는 것은 아이에게 꼭 알려 주어야 하는 사회 윤리 중 하나인데요, 어떻게 알려주고 계시나요? 저는 말로만 거짓말은 나쁜 것이라고 알려 주기보다는, 작은 거짓말이 얼마나 크게 불어나는지 또 얼마나 멀리 퍼져 나갈 수 있는지를 재미난 책으로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익히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피노키오, 벌거벗은 임금님, 늑대와 양치기 소년같은 거짓말에 관한 그림책을 몇 권 소장하고 있는데요, 그중 한 권을 오늘 함께 보려고 합니다.

 

숲속에 봄이 찾아오자, 동물들이 집 밖으로 나와 호수에 모여들었어요. 친구들이 제비처럼 나는 슈퍼거북에 대해 이야기하자, 여우는 슈퍼거북은 진짜 있어. 나하고 친구야!”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슈퍼거북 덕분에 친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되자 여우는 더욱 신이 나 계속해서 슈퍼거북 이야기를 합니다.

 다음 날 아침, 암사슴이 여우를 찾아와 슈퍼거북의 물건을 하나만 빌려 달라고 해요. 너구리는 슈퍼거북에게 편지를 전해 달라고 하고, 다람쥐는 슈퍼거북의 비행 기술이 적힌 노트를 보여 달라고 합니다. 여우는 친구들의 부탁을 다 받아 주어요. 하지만 그날 밤, 여우는 친구들에게 했던 모든 약속을 후회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여우가 반성할까요?


아니, 이럴 수가!! 여우는 거짓말이라고 고백하는 대신 슈퍼거북이 준비한 것처럼 친구들의 부탁을 들어주었어요. 친구들이 좋아하자 여우는 자신이 대단하게 느껴졌답니다. 신이 난 친구들은 슈퍼거북을 초대해서 파티를 열기로 합니다. 여우가 어찌할 틈도 없이, 슈퍼거북을 위한 환영 파티 준비가 시작되었어요.


여우는 너무 걱정되어 목이 메고 숨쉬기조차 힘들었어요. 이제 어쩌면 좋죠? 여우가 고민하는 사이 생쥐가 찾아왔어요. 다람쥐가 슈퍼거북의 노트에 적힌 비법대로 높은 나무에서 뛰어내리려고 한다고요! 아니 이런, 그 노트는 여우가 적은 노트인데이 일을 어쩌죠?


다람쥐가 크게 다칠뻔했습니다만, 다행히도 여우가 거짓말을 고백했습니다. 정말 다행이지요. 그런데 여우는 왜 거짓말을 했을까요? 사실 유아기의 어린아이들은 현실과 상상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상 속에 있었던 일을 현실인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경우는 사실 거짓말이라기보다는 혼동으로 인한 실수에 가깝지요. 하지만 5~6세부터는 점차 상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게 되고, 기관을 다니며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교육을 받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거짓말을 하는 아이들이 있지요. 여우처럼 자존감을 높이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충동적 반사작용으로 거짓말을 하기도 해요. 그런데 거짓말을 했을 때 부모님이 소리 지르고 야단치면 아이들은 위축되어 도리어 솔직해지지 못한다고 하니, 그럴 때는 왜 거짓말을 했는지, 왜 거짓말이 나쁜지, 거짓말을 하면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를 차분히 이야기 나눠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한참 배워야 하는 시기니까요^^

 

이번만 잘 넘기면 괜찮을 거야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거짓말을 넘겨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여우의 경우에는 솔직하게 고백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면했더니, ‘목이 메고, 숨쉬기조차 힘들어졌다라고 했습니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거죠. 게다가 소중한 친구가 나무에서 떨어질 뻔한 건도 일어납니다. 정말 친구가 나무에서 떨어졌다면상상하기도 무섭습니다. 시작은 가벼운 마음이더라도 거짓말의 끝은 절대 가볍지 않다는 점을 알려 주고, 혹시 거짓말을 했다면 빨리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알려 주어야겠습니다. 


사실 쥐는 여우의 거짓말을 알고 있었습니다. 여우가 친구들에게 부탁받을 때도, 그리고 슈퍼거북인 척 선물을 준비할 때도 사실 쥐는 다 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다람쥐가 나무에서 떨어지려고 할 때 다른 친구들은 다람쥐의 비행을 기대하지만, 쥐는 재빠르게 여우에게 달려갑니다. 여우의 거짓말을 알고 있었음에도 쥐가 여우가 거짓말을 했다라고 소문내지 않은 건, 아마도 스스로 거짓말을 바로잡을 기회를 여우에게 주려고 했던 게 아닐까요? 스스로 반성한 후에야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여우는 정말 멋진 친구를 두었습니다^^


- 북멘토 메이트 1기 김소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