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여우의 거짓말
2022-10-06

여우의 거짓말


제비들이 돌아오는 어느 봄날, 숲속 친구들은 제비처럼 날 수 있다는 슈퍼거북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슈퍼거북의 진위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자 으스대기 좋아하는 여우는 자신이 슈퍼거북과 친구라고 말하게 되죠. 자신의 이야기에 친구들이 관심을 보이자 더 신나서 거짓말을 하게 된 여우. 다음 날, 여우의 말을 믿은 친구들은 줄줄이 여우에게 슈퍼거북에게 전해 주라며 편지며 케이크를 건네고 저마다 부탁을 늘어놓게 되는데요. 그럴수록 점점 더 커져만 가는 여우의 거짓말! 여우는 과연 거짓말을 멈출 수 있을까요?

 

아주 작은 거짓말이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 나를 짓누른 경험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입니다. 이 책은 순간의 허영심으로 거짓말을 시작하게 된 여우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냅니다. 동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영락없이 우리 아이들을 닮은 모습은 독자를 몰입하게 만듭니다.






여우의 거짓말을 처음 읽었을 때는 결말이 조금 의아했습니다. 작품의 중반 이후까지는 평탄하게 흘러가다가 마지막에 짜잔 하고 반전이 나오거든요(반전은 작품을 통해 직접 확인하세요). 그런데 이 반전으로 인해 친구들은 물론 여우조차도 여우가 한 거짓말을 까맣게 잊게 됩니다. 읽으면서 처음에는 이렇게 거짓말이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책을 몇 번 더 읽어 보니 작가님의 생각을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하며 살아갑니다. 거짓말 때문에 벌을 받는 권선징악형 작품들은 이미 많죠. 그리고 선의의 거짓말도 있지만, 거짓말이 근본적으로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이런 결말을 만든 것일까요? 억측일지는 모르겠지만 작가님은 아이들을 안심시켜 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나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괜찮다! 네가 거짓을 고백한다고 해도 네가 두려워하는 것만큼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단다. 그러니 용기를 내렴. 어쩌면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 하고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결말에 대해 같이 이야기 나눠 보고 싶어요. 작가님은 어떤 마음으로 이런 결말을 쓰고 그리셨을까 추측해 보고 자신만의 결말을 다시 만들어 보도록 할 거예요. 서로 어떤 이유로 결말을 바꾸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거짓말로 인해 고민스러운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 북멘토 메이트 1기 김다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