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선생님》 디자인 작업 후기
안녕하세요.
‘도서출판 북멘토’에서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는 안상준입니다.
북멘토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출간하는데, 저를 비롯해 그림책에 관심이 많은 편집자들이 많아 종종 전시회를 찾아가거나 작가들과 미팅을 하기도 합니다.
그림책 원고를 계약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작기님께서 투고한 원고가 좋거나, 관심 가는 작가님께 제안을 드리거나, 더미데이 등의 행사나 그림책 더미 전시회에서 원고를 발견하는 경우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세 번째 방식을 좋아합니다. 예상치 못한 만남에서 운명적인 느낌을 받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만 선생님>을 처음 본 것은 홍대 인근의 더미 전시회였습니다. 더미와 함께 전시된 작가님이 직접 만든 인형이 눈길을 끌었고, 펼쳐본 그림책에는 귀엽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가득했습니다.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가 있었겠지만, 여러 과정을 거쳐 저희와 계약하게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오늘만 선생님>은 이미 완성된 이야기와 그림이 있었기 때문에 디자인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캐릭터의 정체성을 더 분명하게 하기 위해 편집부에서는 숲속에서 사람처럼 행동하며 아이들에게 선생님으로 오해받는 곰에게 ‘척척곰’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시공간적인 연속성에 오류가 있는 부분을 계속 보완하고 수정 요청을 드렸습니다. 또한 같은 인물들이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소품이나 의상의 디테일한 부분을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체크했습니다.
<오늘만 선생님>의 출간 과정은 그동안의 그림책 작업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발견하는 것도 즐겁지만, 디자인 작업할 원고가 재미있으면 더욱 즐기면서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그림책처럼 밝고 유쾌한 김은비 작가님과 함께하게 될 다음 작품이 기다려집니다.